파경
link  서영호   2021-04-19
파경 - 김연종 -
경로를 이탈한 액정화면에
갈길 바쁜 생의 주파수들이 바람처럼 몰려 들고
잘못 입력된 주소창에서 두쪽난 하늘은 오히려 경건하다.
깨진 거울속 하늘을 들여다 본다.
팔다리가 잘리고
가슴팍이 멍들고
머리통이 박살난체
아직도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년의 사내가 거기 서있다.
정밀한 이분법의 북채로 내리쳐도
정확히 두동강 난 파편은 존재하지 않을터이다.
더이상 짜 맞출수 없이 산산조각이 나고 나서야
내 삶은 퍼즐처럼완성될 것이다.
싱거운 눈물 한방울에 소금 인형처럼 사라져 버릴
저 처참한 몰골을꺼내
온전히 햇빛의 거울에 말릴수만 있다면
모든 신음은 내게로 와서 멈추어 섰다.

-시인의 자화상 같은 시이다.
제목인 파경은 거울을 뜻하는 말로 여러가지 상황에서 쓰는 용어로.거울 이미지는 동일시,상호작용의 상상계를 의미한다고 라캉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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